투자자가 알아야 하는 심리요인(6)

정박효과(Anchoring Effect)

어떤 상황이나 사물의 가치를 판단할 때 뇌는 비교 대상을 찾는다. 하지만 적당히 비교할 만한 수치가 없을 경우 주어진 정보 내에서 제 멋대로 판단하게 된다. 이때 주어진 정보는 타당성 여부와 상관없이 일종의 닻(Anchor)으로 적용하여 판단 기준이 된다. 이러한 현상을 '정박효과(Anchoring Effect) 라고 한다. 

 

어떤 투자자에게 있어 정박효과가 한 기업의 주가가 최고가에서 나타난느 것은 매우 위험하다. 10만원이었던 주식이 지금은 5만원이라고 하면 좋은 기회라고 생각되어 바로 달려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렇게 하면 안된다. 10만원이라는 숫자는 단지 정박하고 있는 닻에 불과하다. 급격한 주가 하락의 원인이 불투명한 산업 및 사업 전망이나 실적 악화 때문은 아닌지 알아보지도 않고 10만원이라는 숫자에 정박되어 5만원이라는 숫자에 달려드려 한다. 무엇보다 정박효과가 무서운 이유는 이 투자자는 이제 5만원이라는 숫자에는 불투명한 사업 전망과 실적 악화가 다 반영이 되어 있기 때문에 다시 10만원이라는 숫자로 올라갈 것이라는 정박효과가 되어 있을 확률이 높다라는 것이다. 

 

한 교수가 실험을 한 내용을 살펴보자

 

수업에 들어온 학생들 가운데 절반의 학생들에게는 A라는 팀이 프리미어리그에서 우승할 확률을 물었고, 나머지 절반의 학생들에게는 A라는 팀이 프리미어리그에서 우승하지 못할 확률을 물었다. 그런데 문제는 앞의 학생들은 A라는 팀이 우승하지 못할 근거는 찾지않고 우승할 확률의 근거만 찾았으며, 뒤의 학생들은 반대로 A라는 팀이 우승할 수 있는 근거는 찾지 않고 우승하지 못할 근거만 찾았다는 것이다. 우승을 주가로 바꾸어서 이해하면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에게 정박 효과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명확해 질 것이다. 

 

또 다른 실험 내용을 살펴보자

 

정박 효과는 일반인 뿐만 아니라 전문가들에게도 영향을 똑같이 끼친다는 것이다. 이 실험을 부동산 전문가들을 모은 후 집값을 평가하도록 한 것이다. 평가전에 전문가들을 집을 둘러보고 면적, 내부 시설, 주변 이웃 등 다양한 정보와 함께 시세를 알 수 있었다. 전문가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A그룹에게는 10억이라고 알려 주었고, 다른 그룹에게는 11억이라고 알려 주었다. 그러자 A그룹의 전문가들은 집값을 평균 9억 5천으로 측정을 하였고, B그룹은 평균 10억 5천이라고 정했다. 시세 정보만 다르게 했을 뿐인데 같은 집을 1억 이상 차이 나게 평가한 것이다. 그런데 실험 후 집값을 책정할 때 판단 근거로 삼은 요소 세가지를 말해 달라고 하자 시장 가격을 고려했다고 답한 전문가는 8% 뿐이었다. 정박 효과가 무서운 점이 바로 이것이다.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고 이를 의식하기란 쉽지 않은 것이다.  

 

모든 원인은 아니지만 주식 시장이 왜 불규칙적으로 움직이는지, 변하는지 정박효과를 이해하면 조금은 이해할 수 있다. 바로 모든 주식의 현재 시장 가격이 강력한 닷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시장에 참여하는 대부분의 단기 투자자들은 현재 시장 가격을 기준으로 미래를 진단한다. 다시 말해 현재 시장의 가격이 미래 가격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오늘을 근거로 내일을 판단하면서 가격 변동을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 더 중요한 요소들을 무시해 버린다. 그리고 여기에 옛날 정보, 옛날 관습이 기준이 되어 시장 역시 계속해서 엣날 방식대로 움직인다. 단순하게 표현하면 주가가 올랐으니까 주싱글 사고, 주가가 내렸으니까 주식을 파는 일이 무한히 반복 되는 것이다. 정박 효과는 이런 방식으로 자본 시장을 노 없이 떠다니는 배처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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